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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일상 & 잡담

인간 실격 - 다자이 오사무

김선생(김보석) 2023. 2. 19. 01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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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실격 - 다자이 오사무

 

머리가 아플 정도로 거하게 술을 마신느낌

 

작가의 내면의 생각과 표현을 정말 징그럽고 기괴할 정도로 디테일하고 절묘하게 표현되어 있다.

사과할게요~(먹는 사과 아님)
이 드립의 창시가 바로 이 책이 아니었을까.

정말 말 하나하나, 감정 하나하나에도 디테일한 설명으로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.

이 사람이 왜 인간으로서 실격이 돼버렸는지, 그럴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시간 순서대로 나오게 되는데,

소설 속의 일이 아닌,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 감정이라서 솔직히 좀 놀랐다. 나도 비슷한 감정들을 느끼고 있었고, 지금처럼 개인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.

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말 중 하나는 '타인은 지옥이다'라는 말이다. 이 작가는 타인에게서 오는 불신과 공포들 때문에 오히려 더 익살스럽게 사람을 대했다고 한다.

그 사람이 즐거워하고, 나를 좋아해 준다면, 그것만큼 고통스럽고 공포스러운 일이 없다고 말했다.



이 사람도 이런 생각들이 바뀌는 시점, 그러니까 '사랑'이라는 감정을 느꼈을 때, 자존감이 생겼는데 그 자존감이 돈, 무언가를 지키지 못한다는 무력감이 찾아왔을 때 '자살'이라는 방법을 택했다.

'돈 떨어지는 날 인연도 끝난다'라는 말이 나온다.

"'돈 떨어지는 날 인연도 끝난다'는 말은 말이야, 그건 반대로 해석해야 해. 돈이 떨어지면 여자한테 차인다는 뜻은 아니거든. 남자가 돈이 다 떨어지면 자연히 의기소침해지고 망가지니까 웃음소리도 힘이 없고 이상하게 삐뚤어지거든. 그러다 결국 자포자기에 빠져 남자가 여자를 포기하는 거야. 반쯤 미쳐서 뿌리치고 또 뿌리친다는 뜻이지. <<가나자와 대사전>>에 그렇게 쓰여 있다더군. 애처롭게도 말이야. 나도 그 기분 알지."

- 인간실격 69~70p


이 말에 정말 격하게 공감했다.

여유는 지갑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듯이, 정말 지갑에 여유가 없었을 때는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했고, 상대방의 눈치를 더 보기도 하고 때로는 슬퍼지기도 했다.

자존감은 날이 갈수록 바닥을 치는 걸 느꼈고,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 문제인데, 이 문제를 같이 의논하기에는 그놈의 '자존심'이 허락을 안 한다. 그렇게 갈등이 계속되고 결국에는 정해진 결말이 찾아온다.

기괴하고 이상한 책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많은 공감이 되는 책이었다.

그래도 술, 담배, 여자, 마약에서는 되도록 멀리 떨어지는 게 좋다는 교훈 또한 남겨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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